Key Points
- 미국 대도시 고급 레스토랑에서 한국식 '쌈(SSAM)' 메뉴 인기
- 'K-foo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쌈'에 대한 관심도 커져
- 쌈은 재료 자체의 신선한 맛을 그대로 살려 건강과 맛을 동시에 챙기는 음식
- 다양한 쌈 채소가 가진 영양소와 건강 효능...특히 고기와 함께 먹을 때 시너지 효과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 IN은 건강 insight, 한자어 사람 '인(人)'을 써서 '건강한 사람'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건강 IN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과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푸짐하게 싸서 복스럽게 먹는 우리 고유의 쌈 문화, 크게 쌈을 싸서 먹는 모습만 봐도 복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데요. 복쌈이란 말도 있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정월 대보름 날 복(福)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로 김이나 취에 밥을 싸서 먹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죠. 이는 복을 기원하는 기복행위와 풍농을 기원하는 농경의례의 한 형태로서 의미가 큽니다.
쌈을 한가득 싸 먹는 게 복을 싸 먹는 것이라는 속설이 오늘날에는 상투적 표현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여전히 쌈은 우리 식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잎채소의 물기를 탈탈 털어 그 위에 고기 혹은 밥을 올리고 쌈장을 얹어 오므린 다음 입을 크게 벌려 한 입에 넣으면 쌈이 입안을 가득 채우는 순간의 그 느낌만으로 마치 삶이 풍족해진 양 한껏 행복한 기분이 됩니다.

뉴욕 맨해튼의 '모모푸쿠 쌈바'의 한국식 쌈 메뉴 (사진=더바이어)
유화정 PD: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은 보관 용기가 따로 없던 시절에 음식을 잠시 보관하거나 가지고 이동하기에 편리하게끔 고안한 식품 보관법 중 하나였다는 겁니다. 밥을 뭉쳐 나뭇잎이나 기름종이에 싸면 보관하거나 이동하기에 편리해 계속 이어가다 보니 쌈 문화로 발전했다는 건데요.
일각에서는 식문화가 비슷한 한국 중국 일본을 비교한 결과 한국에만 쌈 문화가 있는 이유에 대해 왼손에 밥그릇, 오른손에 젓가락을 들고 먹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한국은 오른손에 숟가락을 쥐고 밥과 국을 번갈아 먹기 때문에 왼손이 비교적 자유로워 채소를 쥘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나혜인 PD: 쌈과 관련해 한국 중국 일본의 식문화 비교가 흥미롭네요. 어떤 식재료에 다른 재료를 올려 싸 먹는 음식은 다른 문화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월남쌈이 있죠?
유화정 PD: 외국의 쌈은 토르티야, 밀전병, 라이스페이퍼 등 곡물 가루로 반죽을 만들어 굽거나 부친 것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베트남의 월남쌈은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식재료를 넣어 먹고요. 중국에서는 밀전병에 북경오리 등을 넣고 싸 먹습니다. 멕시코의 타코는 옥수수 가루를 반죽해 구워낸 토르티야에 각종 채소와 고기를 올려 먹죠. 프랑스의 크레페는 밀가루나 메밀가루 반죽을 얇게 부친 다음 과일이나 햄 등을 올려서 먹습니다.
나혜인 PD: 이렇게 들어보니 한국의 쌈 문화가 독특한 이유를 금세 알 것 같아요. 신선한 채소에 쌈을 싸 먹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네요.

Source: SBS / SBS Food
또 다른 중국문헌에는 고려사신이 가져온 상추는 품질이 좋아 천금을 주어야만 그 씨앗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천금채(千金菜)라 불렀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익의 <성호사설>, 조선 헌종 때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 등에서도 쌈에 대한 식문화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최근 K-foo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쌈 문화가 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하던데, 미국의 고급레스토랑의 특별 메뉴로 올라있을 정도라고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신선한 채소에 고기를 싸 먹는 한국의 쌈 문화가 최근 수년 사이 뉴욕과 시카고를 포함한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뉴욕에서는 여러 한국 레스토랑들이 쌈을 메뉴에 포함시키면서 현지인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의 한가위(HanGawi) 같은 레스토랑에서는 '쌈밥(ssam bap)' 메뉴를 제공해, 고객들이 직접 쌈을 싸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모모푸쿠 쌈바(Momofuku Ssäm Bar)에서도 한국식 쌈 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카고에서도 한국의 쌈 문화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레스토랑 델 서울(Del Seoul)에서는 불고기와 갈비 등을 쌈과 함께 제공해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맛을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카고의 고급 식당가인 클락 스트리트에 새로 문을 연 딤쌈(Dim Ssam)에서도 한국식 쌈을 특별 메뉴로 선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미국인들도 매료된 한국의 쌈 문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입안 가득 크게 한 쌈을 싸서 먹는 그 행복감이 큰 이유일 텐데요. 물론, 건강에도 좋은 식단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고요. 그럼 이제 쌈에 사용하는 다양한 채소들이 각각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한국인들이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쌈채소 상추는 어떤 영양소를 담고 있나요?

캠시 음식 축제 '쌈밥 한상차림'
미국 건강정보매체 헬스(Health) 자료에 따르면, 상추는 비타민 C, A, K와 엽산 등의 필수 영양소가 풍부해 면역력 증진과 뼈 건강, 세포 재생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상추는 신경 안정과 불면증 완화에 효과적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느긋한 마음과 편안한 잠을 도와줍니다.
나혜인 PD: 그러니까 '상추를 먹으면 노곤해진다'는 속설도 결국 상추의 신경 안정 효과 때문이었네요. 상추 다음으로 많이 즐기는 쌈 채소로는 깻잎이 있죠. 특히 회와 함께 자주 먹는데, 깻잎에는 어떤 영양소가 있나요?
유화정 PD: 깻잎에는 특유의 향이 있죠. 깻잎의 향은 정유 성분인 페릴라 케톤(perilla keton) 덕분인데, 이 성분이 고기나 생선의 비린 맛을 없애줍니다. 또한 방부제 역할을 해 생선회와 함께 먹으면 식중독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깻잎에 풍부한 비타민 C는 백혈구의 활동성을 높이고, 인터페론 생성을 도와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데 유익합니다. 또한, 깻잎에 들어있는 루테올린 성분은 염증을 줄이고 항알러지 효능이 있어, 재채기나 기침 증상을 완화해 줍니다. 따라서 깻잎을 꾸준히 섭취하면 감기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팁으로, 깻잎의 비타민 C는 열에 약하므로 가능하면 생으로 섭취하거나, 요리에서는 마지막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나혜인 PD: 요즘에는 전통적인 쌈 채소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된 케일이나 치커리 같은 채소들도 많이 즐기고 있죠. 이들 채소는 어떤 건강상 이점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케일은 녹황색 채소 중 베타카로틴 함량이 가장 높아 면역력 향상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은은한 쓴맛이 특징인 치커리는 카로틴, 철분, 식이섬유가 풍부한 알칼리성 채소로, 소화 촉진과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과 장 건강에 유익한 이눌린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습니다.

Young woman washing lettuce at kitchen sink, close-up of hands Source: Getty / Getty Images
유화정 PD: 쌈은 재료 자체의 신선한 맛을 그대로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음식입니다. 또한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쌈을 싼 모양이나 직접 싸 먹는 행위 자체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감도 큰 음식입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싱싱하고 다양한 쌈채소와 쌈장만 있으면 충분히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는 점이 우리 주부들에게는 특히 매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혜인 PD: 그렇습니다. 봄날의 신선한 쌈채소로 식탁에 활기를 더해보는 건 어떨까요? 듣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 IN, 오늘은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는 한국의 쌈 문화와 건강 밥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